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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여행기

[블로그 속 세계여행: 달콤살벌 멕시코 여행] 캔디 컬러 달달한 과나후아토
2018-10-23 14:20:08  |  아키타임즈 

건축 플랫폼 아키타임즈에서는 블로거가 여행을 통해 직접 경험한 세계 건축물의 정보와 견해를 콘텐츠로 기획하여 연재합니다. 블로거의 여행기를 통하여 세계 유명 관광지와 건축물에 대한 정보를 독자들께 제공합니다. 60개국 이상을 여행하며 자유로운 여행기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별나라」님의 '달콤살벌 멕시코 여행기'를 총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여행기의 글과 사진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지합니다.) 

 

 

 [달콤살벌 멕시코 여행] 캔디컬러 달달한 과나후아토 

 

 

 

가장 안전한 멕시코 도시

멕시코 기운에 흠뻑 취해 멕시칸들과 더불어 흥겹게 축제를 즐기는 곳

아무 곳에나 셔터를 눌러도 작품이 되는 곳

이쁜 카페에 커피향이 가득한 곳

거리의 예술가들이 프랑스 파리 못지않은 곳

엄청난 자금력으로 지어진 바로크양식의 멋진 건축물들이 즐비한 곳

알록달록 수채화 팔레트를 펼쳐놓은 듯 예술적 색감을 가진 곳

마리아치의 음악이 배경 음악이 되어 귓가를 맴도는 곳

별 밭처럼 아름다운 야경에 혼을 내어 주는 곳

 

당신이 과나후아토를 여행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과나후아토 대성당(달달한 기운이 넘쳐납니다~)

 

 

 

센트로 라파즈 광장 - 잘 익은 와인처럼 달콤쌉싸름한 곳

과나후아토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과나후아토 시내로 진입하는 과정은 참 흥미진진합니다. 고불고불 산길을 지나는가 싶더니 어느덧 터널이라고 부르기에는 좁아 보이는 땅굴 같은 곳을 몇 번 들어갔다 나왔다 다시 돌아가는가 싶더니 예약한 숙소가 있는 광장에 내려주었습니다. 오호! 알록달록 형형색색 캔디 컬러의 자그마한 건물들이 달달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네요. 예약한 숙소 이 층에서는 라파즈 광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였습니다. 그 옛날 스페인 식민지 시절 라파즈 광장 주변에는 부유한 사람들이 모여서 살았다고 합니다. 아마 제가 묵은 숙소도 그 중의 누군가의 집이었을 거란 생각을 하며 생각의 시간을 저 멀리 돌려봅니다

 

라파즈 광장은 특이하게도 평평한 광장이 아니라 한쪽으로 비탈이 진 언덕에 있었습니다. 그 언덕의 꼭대기에(꼭대기라고 하기엔 거의 평지이긴 해요;) 과나후아토 대성당이 위풍당당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겨자색 건물에 채도가 낮은 벽돌색 테두리를 지니고 있으며 정면은 말린 장미색의 사암으로 된 장식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성당 앞 동상은 연인들의 전유물인 듯 서슴지 않고 애정표현을 하는 멕시코 젊은이들로 인해 구경하는 맛이 쏠쏠하기도 했어요.

      

숙소에서 내려다 본 라파즈 광장

 

▲ 과나후아토 대학 

 

라파즈 광장 뒤편 골목에 접어들면 곧바로 과나후아토 대학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백 개가 넘는 엄청난 계단은 과나후아토 대학을 우러러보게 했고 그 계단에는 로마의 스페인 광장 못지않게 사진을 찍는 많은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대학건물 정면부는 채도가 낮은 아이보리, 하늘, 인디언 핑크, 베이지 등의 색상의 암석들이 서로 매끈하게 어우러져 화려한 장식 없이도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세련된 느낌을 풍겼습니다. 대학을 돌아보고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니 또 다른 흥겨운 세상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유니언 가든에 이르니 정말 눈에 띄게 특이하게 조경된 나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적당한 간격으로 심어진 나무들을 마치 지붕처럼 반듯하게 잘라놓았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나뭇잎에 글씨까지....!

 

유니언 가든

 

 

 

유니언 가든 &후아레스 극장 - 1년 내내 축제처럼 흥겨운 곳

유니언 가든 주변은 진정한 과나후아토의 매력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에 여행 온 사람들은 모두 다 이곳에 모인 듯, 누군가 다들 불러모아 축제를 떠들썩하게 열어놓은 느낌이었습니다. 공연하는 사람들, 마리아치의 흥겨운 음악, 거리 예술가의 그림들, 사진 찍는 사람들, 구경하는 사람들.... 다들 무엇을 하든 그것에 홀린 듯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제 눈을 확 잡아끈 것은 후아레스 극장이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건물이 있었네....!'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후아레스 극장

 

후아레스 극장은 과나후아토의 총독이 베니토 후아레스 멕시코 대통령(1806~1872)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건축가 호세 노리에가가 건물을 맡아 지어지다가 한동안 건축이 중단된 후 건축가 안토니오 리바스 메르카도에 의해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극장 앞 공간은 거리공연의 장으로, 그리고 극장 앞 계단은 관객들의 자리가 되어 항상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이네요. 후아레스 극장 옆에는 산 디아고 성당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후아레스 극장의 화려함에 가려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니 산 디아고 성당의 말린 장밋빛의 벽면들과 정면에 있는 사암으로 만들어진 정교한 장식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너무나 아름답고 독특하게 보였습니다

 

산 디아고 성당

 


산 디아고 성당과 멀리보이는 삐삘라 동상, 파스텔톤 집들, 그리고 아래쪽 은광 갱도였던 터널

 

산 디아고 성당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그 옛날 갱도로 사용되었던 터널이 보이고 터널 위로는 형형색색의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더 쭉 올려보면 좀 있다 올라가게 될 삐삘라 언덕이 보이네요. 커다란 동상 밑으로 개미만 한 사람들이 엄청 많이 보였습니다. 올라가는 길이 만만치 않겠더라고요.

 

후아레스 극장과 산 디아고 성당 투샷 - 너무 이뻐요

 


후아레스 극장 앞 거리 공연

 

거리에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절로 어깨가 들썩. .... 넓지는 않은 공간인데 어찌나 사람의 감정을 무장해제 시키는지요. 멕시코여행의 위험성에 잔뜩 긴장되어 있었던 여행객이라고 이런 분위기에서는 흠뻑 취해 함께 동화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길 위의 누군가와도 곧바로 친구가 되고 어깨동무를 할 수 있는 분위기.  

 

멕시코 유명 조각 La Giganta

 


거리에 음악이 끊이지 않아요

 


거리의 예술가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간신히 움직여 유니언 가든을 벗어나면 바로 만날 수 있는 곳이 돈키호테 뮤지엄입니다.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를 기념하는 축제가 10월에 열린다고도 합니다. 뮤지엄 구경은 쏠쏠히 재미있습니다. 시간 되면 꼭 구경하시기를 추천해요.

 

 

동키호테 뮤지엄 

 


산 프란시스코 성당

 

 

 

키스의 골목, 이달고 시장 &디에고 리베라 생가 박물관 

유니언 가든의 들썩거리는 흥겨움을 뒤로하고 라파즈 광장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비록 문화유적지는 아니지만, 키스의 골목을 구경하기 위해서지요. 기분 좋게 언덕배기인 라파즈 광장을 타고 넘어 거리의 먹거리와 주변 상점들을 탐닉하며 여행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해봅니다.

 

▲ 라파즈 광장

 


키스의 골목

 

키스의 골목은 서로 너무나도 사랑했던 비극적인 연인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가난한 광부였던 딸의 남자친구를 반대했으나 오히려 자신의 집 앞으로 이사와 밤마다 자신의 딸과 연애를 하며 키스를 나누었다는 것을 알게 된 아버지가 딸을 죽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딸을 죽이다니..) 정말 좁디좁은 골목이라서 실제로 가서 보니 서로의 집 발코니에서 충분히 연애할 수 있겠더라고요. 슬픈 이야기를 지닌 곳이지만 현재는 연인들이 이곳에서 키스하면 7년간 행복하다고 합니다. 정말 정말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달고 시장

 

키스의 골목을 구경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면 커다란 이달고 시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달고는 멕시코 독립 영웅의 이름이지요. 이 시장 안에는 별의별 물건들이 다 있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아이템 획득을 할 수도 있는 곳. 돌아다니다 보면 은근 중독성이 있는 곳이라 헤어나오기 힘들었어요. 흥정은 필요하나 멕시코 상인들 만만치 않았습니다.(^^) 티셔츠나 여행 기념품들을 사기 좋았습니다

      

디에고 리베라 박물관 생가

 

▲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 

 

과나후아토는 디에고 리베라의 생가가 있는 곳입니다. 그가 살았던 생가가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박물관 내부에서는 디에고 리베라가 사용했던 가구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침대, 탁자, 의자 등이 모두 예뻤습니다. 아마도 상당한 재력을 가지지 않았나 싶네요. 2층에는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멕시코시티나 더 큰 뮤지엄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도 있지만, 그가 살았던 집에서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을 보니 감회가 남달랐어요. 참 독특하고 대단한 작가구나 싶었습니다

     

  

삐삘라 언덕[Monumento al Pipila]

올라갈 곳만 있다면 꼭 올라가서 봐야만 하는 것이 여행자의 숙명입니다. 과나후아토에도 올라가서 꼭 보아야만 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삐삘라 언덕이 바로 그곳인데요. 과나후아토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있답니다. '삐삘라'라는 이름은 독립전쟁 때 횃불을 들고 정부군에 돌격했던 광부의 이름입니다. 그래서 지금 그의 동상에는 오른손에 횃불이 들려있습니다. 삐삘라 동상은 라파즈 광장이나 유니온 가든에서도 보일 정도로 크게 세워져 있었습니다

 

삐삘라 언덕을 올라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후아레스 극장 옆에 있는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과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해서 걸어가는 방법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푸니쿨라가 운행을 안해서 걸어 올라갔네요. 생각보다 가파르고 꽤 올라가는 거리였어요. 하지만 조금씩 위치가 높아지면서 보이는 과나후아토의 모습도 참 아름다웠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가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삐삘라 동상

 


삐삘라 언덕에서 내려다 본 과나후아토

 

삐삘라 전망대에 올라오면 과나후아토가 정말 속속들이 다 들여다보입니다. '아, 이쁘고 재미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둑해질 무렵 삐삘라 전망대에 올라갔기 때문에 해가 지기만을 기다려봅니다. 사진을 찍고 풍경을 즐기다 보니 금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불빛이 하나둘씩 별빛처럼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아, 너무 아름답네요!

      

 

과나후아토 대학과 대성당

 

과나후아토 야경-사람들이 늦은 시간까지 야경을 즐겨요!

 

세상에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가 많지만, 과나후아토는 그 나름의 독특한 야경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도시 자체가 작고 평지가 아니라서 주변이 어두워지고 불이 켜지기 시작하니 불빛들이 바닥에 깔린 것이 아니라 층층이 쌓여있는 느낌이네요. 아래쪽에 있는 불빛, 위쪽에 있는 불빛들이 입체적으로 다가왔어요. 대도시의 화려한 야경과는 다른 정겹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야경을 보고 이미 캄캄한 길을 또 걸어서 내려왔습니다.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지만 내려올 때는 푸니쿨라 타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아무래도 좁은 골목들이 많다 보니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삐삘라 언덕에는 정말 사람들이 많았는데 내려올때는 다들 어디로 갔는지 걸어 내려오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라파즈 광장-밤이 되니 더욱더 인산인해

 

과나후아토는 정말 낮보다 화려한 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밤이 깊어갈수록 더욱더 사람들이 몰려나오는 것 같았거든요. 사람들이 정말 정말 많았고 더불어 흥겨움도 배가 되더라고요. 음악 소리가 높아지고 사람들의 웃음소리도 덩달아 커져만 가네요. 무슨 축제 기간도 아닌데 이정도니 10월에 열린다는 세르반테스 축제에는 정말 사람들이 가득할 것 같았습니다

      

 

 

옥수수 하나 입에 물고 사람 구경만 해도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멋지고 맛있고 흥겨운 밤거리를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제가 여행했던 멕시코 도시 중에서 가장 유럽답고 가장 다채롭고 가장 흥겨운 도시로 과나후아토를 일 번으로 꼽고 싶네요! 아침부터 깜깜한 밤이 될 때까지 어느 순간 하나 버릴 것 없이 행복했던 도시, 캔디 컬러로 알록달록 물들여진 수채화 도시, 혹시 제가 다시 멕시코로 떠난다면 좀 더 오래 과나후아토에서 머무르고 싶습니다

 



필자 약력 

 

필명: 별나라 

블로그: 별나라♡지구에 반한 이야기 https://blog.naver.com/arias090 

여행이력: 2018 미국(시카고, 동부), 캐나다 동부, 베트남, 중국 쿤밍, 구이저우

2017 프랑스, 그리스, 몰타, 이탈리아 소도시, 미국 알래스카, 캐나다 로키

2016 멕시코, 과테말라, 미국 서부 캐년, 러시아,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이탈리아 돌로미티

2014 말레이시아, 태국 꼬리뻬, 베트남

2013 남미 5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2012 태국(방콕, 크라비),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2011 케냐, 탄자니아

2010 중동 4개국, 아이슬란드, 북유럽 3국(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2010 이전 주요 여행지: 크로아티아, 스페인, 포르투갈, 호주, 인도, 두바이, 터키, 서유럽, 동남아, 일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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