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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여행기

제 2편. 까사 밀라
2016-11-14 14:44:33  |  아키타임즈 

제 2편. 까사밀라 

: 옥상에 오르기까지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1905~1910) Passeing de Gracia, 92, Barcelona.

 

 

#01. "밀라"의 집

 

 

'까사'(CASA) 는 '집' 이라는 뜻으로, '까사 밀라'는 밀라의 집으로 해석하면 된다.

 


건축주 '페드로 밀라'는 자신도 거주할 목적의 공동주택을 원했고, 당시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던 가우디에게 특별한 아파트를 

 

지어줄 것을 의뢰했다.

 

그 결과 20세기의 시작, 파격적인 스타일의 아파트가 탄생하게 된다.

 

참고로 스페인의 옥탑방은 부를 상징하며 까사 밀라는 중앙난방식에 개별 가구마다 인터폰이 설치되어 있는 부유한 아파트였다.

 

현재는 스페인의 한 은행이 소유하고 있다.


 

#02. 주제는 '산'?

 

1910년, 공사가 완공되었을때 가우디가 말한 건축물의 컨셉은 '산'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정말 산을 표현한건지는 보면 볼수록 아리송하다.

 

그도 그럴것이 옥상에서 건축물을 내려다보면, 건물이 흐르는 듯 유려한 곡선의 미가 아주 인상적이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아도 마치 파도가 일렁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가우디는 발코니 부분은 '미역'을 형상화했다고 밝혔으니..

 

이게 주제가 산으로 간 건 아닌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가우디는 당시 이미 스타 건축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까사 밀라의 거대한 돌로 덮힌 외관을 두고 

 

비해기 격납고나 미사일 발사장치가 아니냐는 루머도 돌았다고 한다.

 

채석장을 연상케 하는 설계는 당시 대중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혹평도 받았다.

 


 

#03.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중요한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게 아니던가? 

 

건축물의 외관을 두고 갖은 혹평에도 불구하고 까사밀라는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는 가치있는 예술 작품이다.

 

까사 밀라의 내부 공간으로 입장하는 순간, 전무후무한 가우디만의 건축 세상이 펼쳐지게 되는데 이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인류가

 

살고 있을법한 판타지적 느낌의 공간으로 나를 인도했다.


입구에만 들어서도 '어떻게 아파트란 공간을 이렇게 설계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확 꽂히게 된다.


당연히 내부 공간이라함은 천장이 있어야 하는데 까사 밀라에는 '하늘'이 천장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건물이 살아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일층의 기념품 가게에서는 까사밀라 디자인의 가방제품도 팔고 있었고 꽤나 가죽의 질이 좋았다.


  

#04. 하이라이트는 지금부터 !

 

 

밖에서 보면 투박한 돌덩어리 같은 이 아파트의 숨겨진 보물은 '옥상' 공간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면 앞에서 말했던 새로운 인류가 살 것 같다는 나의 표현이 결코 과한게 아니라고 느끼실거라 장담한다.

 

우선, 조금만 감상해보자 ~!

 

 




정말 독특한 모양의 구조물들이 눈에 띄지 않는가?

 

그 구조물들은 바로 '환풍구'이다.

 

모든 건물에서 있는 그 흔하디 흔한 환풍구를 천재 건축가 가우디는 옥상 야외 정원에서 이렇게 표현해 놓고 있다.

 

이걸 보고도 감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으랴...


눈썰미 있으신 분들이라면 "어!!! 저건???? " 하고 이미 유명한 영화를 떠올리셨을 것이다.

 

바로 세계 거장 영화의 '스타워즈'시리즈의 '다스베이더'~!!

 

감독은 바르셀로나 여행중 까사 밀라와 아주 가까운 호텔에서 묵게 되었는데, 그 때 호텔에서 보이는 이 옥상의 환풍구를 보고

영감을 받아 '다스베이더'라는 캐릭터의 외모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가우디는 환풍구를 건물의 가장 높은 곳에서 자신의 건축물과 주거인들을 지켜주는 수호신처럼 만들어 두었는데 이것이야말로 까사 밀라의

 

신의 한수가 아닐까?

 

그럼, 옥상 야외 공간을 더 살펴보도록 하자 ~




 

까사 밀라 이전에는 건축물을 옥상 정원에서 감상하는 것이 이토록 재미난 경험이 될줄은 몰랐다.

 

구불구불한 외관의 디자인을 따라 설계된 옥상 공간에는 구석구석 독특하고 재미난 디테일들을 발견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바르셀로나의 랜드마크인 가우디의 전설적인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도 미니어처 사이즈로 풍경에 가담하고 있으니..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실 요즘에야 뉴욕이나 도쿄처럼 인구밀도가 아주 높고, 초고층 건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라운지'나 '루프트 탑' 혹은 ' 옥상 정원' 과 같은 옥상 공간도 낭비하지 않고 새로운 효용을 창출하는 공간으로 재조명 되고 있지만

 

까사 밀라가 지어질 당시에 옥상이란, 그저 건축물의 지붕 역할을 하는 기본 기능에 지나지 않았던 시대이다. 

 

왜 가우디는 이 곳에 이렇게 공을 들여 설계를 했을까?

 

조심스레 짐작해 보건데, 건축물에서 360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옥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공동 주택의 특성상 거주자가 자신의 공간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은 기껏해야 로비 정도로 제한적이다.

 

여기에 가우디는 열린 공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옥상을 꾸며 놓은것은 아닐까?

 

그래서 옥상에 올라오고 싶도록 저토록 멋진 환풍구를 직접 디자인하고 어느 곳 하나 시야에 가리는 것 없이 주변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말이다.

 



계단을 올랐다 내렸다하며 까사밀라와 주변 건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는 난간하나 벽면의 귀퉁이 하나도 그냥 놓아두는 법이 없다.

 

빗물이 잘 흐르게 바깥으로 물결치듯 우아한 곡선을 내어 두었는데 아름답다는 표현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기법인 타일을 조각내어 붙인 환풍구도 재미있었다.

 


 

 

#05. 까사 밀라를 닮다

 

 

까사 밀라의 맞은편에는 일본의 유명 건축가가 '현대판 까사 밀라'를 설계하여 가우디를 추앙하고 있는데, 

 

이 곳을 방문한다면 그 건물도 놓치지 말고 구경해 보도록 하자.

 

'원조 까사 밀라의 파도치는 물결 모양을 저렇게 해석해서 설계할 수 있구나~' 싶은 외관인데, 건축물의 실용성을 생각해서 직선의 건축물에 

 

외관면의 디자인만 까사 밀라를 모티브 삼아 디자인 하였다.




명품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건축물도 까사 밀라의 옥상에서 감상할 수 있다.


 

#06. 가우디의 가구 디자인

 

 

가우디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건축물과 어울릴만한 가구도 직접 디자인 하였다.

 

까사밀라의 주요 층에는 건축과 인테리어의 통합 개념으로 천장과 장식, 바닥, 램프, 의자, 화분 등 아주 디테일한 요소까지 작업했다.

 

여기에서 건축주 부인과 마찰이 있었다고 하는데, 밀라 부인은 자신의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배치할 직선벽이 하나도 없다는 불평과

 

가우디가 디자인한 곡선형의 의자도 탐탁치 않아 했다는 스토리가 있다.







로비층의 중앙문도 인상적이지만 나는 특히 가우디가 디자인한 이 나무의자에 반해 버렸다.

 

자세히 보면 등받이 부분이 직선이 아닌 구불구불한 곡선인데 신기하게도 앉으면 몸에 딱 맞는 듯하게 편했다.

 

기념품 가게에서 1,200유로에 팔고 있었는데 욕심같아선 정말 사오고 싶었다.

 

미니의자, 2인용 의자 등 가우디는 가구에도 자신의 건축물과 어울릴만한 디자인을 찾기 위해 공들인 것을 알 수 있다.




바르셀로나 건축여행편에서 차차 소개하겠지만 까사 밀라를 포함한 가우디의 건축물을 직접 보게되면 '건축 설계'에 대해 알고있던

 

모든 상식과 지식들은 무용지물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자연'이라는 모티브는 같지만 각 건축물마다 개성넘치고 창의적인 설계를 했고, 건축에 대한 그의 열정과 아이디어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고스란히 지금 시대까지 전해진다.

 

' 만약 그가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맡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더 어마어마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

 

우습지만 그런 상상을 해 보며 이번 여행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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